실미원 이야기/농장일지

태풍 볼라벤이 휩쓸고 지나간 흔적들(0828)

실미원 2012. 8. 30. 21:00

8월 29일 수요일 

날씨 맑음


8월28일 태풍 볼라벤으로 온 나라가 난리를 겪고 있다

지인들의 과수원의 과일들이 낙과되고 하우스 비닐과 파이프가 구겨지고

20여년 농업에 종사하면서 이런 일읕 처음입니다.


어제(8월 28일)는 바람이 너무 심해서 집에서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

꼼짝 못하고있다가 오늘(29일)아침에야

손녀딸 영주를 등에업고 갈 수가 있었습니다.

아들이 먼저 농장에 갔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어서

남편과 나는 별일이 없거나 피해가 너무 많아서 둘 중의 하나일 것이라 생각하고

농장으로 넘어갔는데, 후자였습니다.


아들도 너무 큰 피해에 입을 쩍 벌리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아버지께 보고하려고 집으로 오려고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영주을 등에 업고 농장을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발길 닿는곳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처참한 모습들이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451516891559985&set=a.197927300252280.51964.100001050348738&type=1&theater

페이스북의 위로의 댓글들입니다.






제일 먼전 눈에 들어온 것은 연종자를 생산하는 하우스

일반하우스와 달리 광폭으로 지었으며 하우스 꼭대기에 공기가 나갈 수 있게(몽골식)

지은 하우스입니다. 기존하우스와는 다르게 옆에서 바람이 들어오면 위로 나가는 방식이지요

지금까지 태풍을 겪었지만 별 이상이 없이 잘 지나갔는데

이번에는 맨 꼭대기 창문이 태풍의 강력한 힘에 휘여져 버렸습니다.


태풍의 위력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하우스들이 하나도 온전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파이프가 휘여진 곳은 몇곳 안되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비닐은 벗겨내고 다시 씌우면 되지만

하우스 파이프가 휘여진것은 철거하고 다시 설치해야하기 때문이지요

그나마 몽골식으로 하우스를 설치했기 때문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다른 농가들도 몽골식으로 하우스를 설치하는 것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으로 감사한일은

500여마리의 닭들이 건강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실미원은 한국농수산대학 실습농장으로 지정되어

실습생들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현장교수인 신순규 대표가 실습생들에게 태풍이 왔을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요령에 대해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농업을 할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태풍의 위력~~

농장에 도착했을때 "왜 문을 저렇게 열어놨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고 태풍에 문을 걸어놓은 쇠파이프가 휘여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절로 문이 열린것이지요


동생이 태어나 늘 사랑이 그리운 손녀딸 영주

할머니등에 업혀서 농장에 왔습니다.

바람이 불어대고 아빠랑 삼촌들이랑 할아버지 복구작업을 하는데

할아버지에게 놀아달라고^^

큰 피해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의 꿈이며 미래인 아이들을 보고 웃어봅니다.



그마나 교육장(이곳에서 체험과 농업 전반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이

별일없다는 것에 감사하였습니다.



그 와중에도 신순규 대표는 하우스 밖에서 뻗어들어오는 풀들을 낫으로

걷어내고 있습니다.



농장을 소개하는 안내판에 붙여놓은 안내문들이 바람에 

떨어지고 남은 모습입니다

올라오고 있는 덴빈이 지난후에 새롭게 단장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꼬마농부 기훈이와 영주의 기도

"예수님 태풍이 와서 하우스가 다 벗겨졌어요 도와주세요"

밥을 먹으며 감사기도하는 중에 

이런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할머니 태풍을 몰아내는 방법이 생각났어요

"선풍기 바람으로 몰아내는 거에요"

역시 아이들은 순수합니다.

선풍기 바람으로 몰아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도 기훈이의 천진스러운 말에 웃어봅니다.



"할머니 힘내세요~~

기훈이가 있잖아요"

할머니 웃으세요 하며 사진을 찍어주는

기훈이가 있어 힘을 냅니다.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451672008211140&set=a.197927300252280.51964.100001050348738&type=1&theater

페이스북 위로의 댓글들입니다.


온 나라가 태풍 볼라벤으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지만

우리 농민들은 일어설 것입니다.

온 국민들의 위로가 필요한 때입니다.

댓글과 전화로 위로의 말을 전해주시면 많은 힘이 될것입니다.

농업인 여러분~~

힘차게 일어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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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될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