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원 이야기/농장일지

가뭄극복 - 작물에 관수할 물통 설치 및 둠벙파기 작업

실미원 2012. 6. 28. 23:00


6월 28일 목요일

날씨 흐림


20년 넘게 농사를 지으면서 이런 가뭄은 처음입니다.

어느 농가나 마찬가지겠지만,

실미원의 농사는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들입니다.

연꽃(통재배),아이리스,포도...


2달이상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아 논과 둠벙의 물이 말라가며

땅이 쩍쩍 갈라지고,

지하수도 고갈 상태입니다.


실미원은 섬입니다.

옆 농가의 지하수 관정에서는 짠물이 나온다고 하는데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둠벙에 지하수를 받아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둠벙의 물 마저 땅속으로 스며들어가서

5톤짜리 물통 3개를 설치 24시간 물을 받으면 겨우 10톤

1시간 관수하면 없습니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작물들이 목이 말라 타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픕니다.




남편과 실습생(한국농수산대학교 2학년)이 물통을 설치하고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는 시간입니다.



통 3개가 설치되니 마음이 부자가 된것 같았습니다.



물통을 설치하고 물을 통에 받기 시작하였는데

다음날 아침에 가보니 배관이 새어 아까운 물이~~

일찍 발견하여 보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와인용 포도묘목을 심어놓고 처음 관수를 하였습니다.

묘목들이 얼마나 목말랐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다 뭉클하였습니다.


둠벙과 논에 물을 집수하여 사용하던 곳입니다

이제 곧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여 논바닥을 더 깊게 파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실미원 신순규 대표가 직접 포크레인으로 논바닥을 파고 있습니다.

토요일(30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고 하여

부지런히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창포밭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은 올 해 꽃도 피지 못한 곳입니다.



이곳이 둠벙인데

물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아이리스 밭~~

물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여 잘 자라지 못한 모습입니다.

올해 아이리스원을 개원하려고 작년부터 준비했었는데

결국은 물이 부족한 관계로 개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연을 심고 물을 가득 채우면 풀이 나오지 않는데

물이 부족하여 겨우 목을 축이는 정도만 주었더니 이렇게 풀만 무성

3500여개의 연통에 거의 매일 호스로 물을 주고 있습니다.

하늘의 일을 우리가 어찌하겠습니까?


어제 손자 꼬마농부 기훈이와 농장에서 일하고 집으로 걸어오면서의 대화내용입니다.

길 모퉁이마다 쓰레기를 버리고 간 모습을 보면서

"기훈아 쓰레기는 어디다 버리지?"

"네,화장실 옆에 쓰레기통에다 버려요 할머니"

"그러면, 기훈이는 쓰레기 어디다 버리니"

"쓰레기통에 버려요"

"엄마가 버려주니"

"아니요, 내가 버려요"

"할머니, 쓰레기를 이렇게 버리면 지구가 아파요"

생각지도 않은 대답을 하는 기훈이를 보면서

우리 어른들이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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