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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농업, 성공신화를 쓰다 - 농촌여성신문

실미원 2010. 12. 30. 20:28


“땅과 사람에 정직하면 부(富)’는 뒤따르기 마련”


■ 사이버농업, 성공신화를 쓰다 - ② 인천시 무의동 실미원농장(www.silmiwon.net) 신순규 장명숙 대표





사이트 구축 후 다른 홈피에 적극 홍보
친환경농법과 정직함으로 소비자에 신뢰


“농민들만 지어야 합니까? 우린 안 그래요. 홈페이지 게시판에 ‘요즘 …할 때인데 조금 바쁘네요.’라고 글을 올려놓으면 도처에서 소비자들이 농장을 방문해 일손을 돕곤 합니다. 포도 봉지 씌우기, 포도수확 등 별도의 지시사항이 없어도 알아서들 척척 잘 하시지요.”
TV드라마 촬영지로 이제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도. 이곳에서 포도농사와 연(蓮) 종근 재배 및 연꽃 조경, 농사체험 등으로 억대소득을 올리는 실미원농장 신순규(50) 장명숙(53) 씨 부부. 인터넷 홈페이지를 단순히 제품을 팔기 위한 수단으로 삼기보다는 소비자와의 교감(交感)의 장으로, 나눔과 사랑의 공간으로 가꿔가는 신순규 장명숙 씨 부부의 훈훈한 가슴 속으로 들어가봤다.


섬이란 악조건 ‘인터넷’으로 극복


부친의 농사를 이어 벼농사와 포도농사를 짓던 무의도 토박이 신순규 씨와 서울처녀 장명숙 씨가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은 20여년 전.
섬 특유의 해풍과 풍부한 일조량, 여기에 농약과 비료를 전혀 쓰지 않는 유기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해 고품질의 안전한 과일을 생산해오던 이들 부부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하게 된 것은 판매 문제 때문이었다.
아무리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도 내다 팔기에는 섬이란 지리적 조건이 걸림돌로 작용했던 것이다.
인천시농업기술센터 직원의 소개로 농촌진흥청으로부터 2001년 홈페이지 지원을 받아 ‘실미원’이란 이름의 사이트를 구축하면서 부부는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실미원’ 회원들이 영업사원(?)


사이트 구축 초기 몇 차례의 농촌진흥청의 정보화교육과 독학만으로 지금은 웬만한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으로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있지만 장명숙 씨도 대다수 농민들처럼 컴맹시절이 있었다.

여상을 나와 타자를 치는 실력 덕에 글쓰기 작업이 수월했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글만으로는 농장 소개와 제품들을 홍보하기에 미흡했다. 그래서 다른 인터넷카페에 회원으로 가입해 카페회원들로부터 ‘실미원’ 홈페이지에 사진과 음악파일 등을 업데이트 하는 방법을 배웠고 큰 맘 먹고 디지털카메라도 구입했다.

농사일만 하다가 사이버공간을 통해 소비자와 만날 수 있게 된 것에 재미를 느낀 장명숙 씨는 하루일과를 마친 밤 9시부터 새벽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농장 돌아가는 얘기를 그림과 함께 올려놓았다. 소비자들이 굳이 농장에 직접 오지 않더라도 홈페이지만 보더라도 농장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한 자료 업데이트에 주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다음’, ‘네이버’, ‘야후’ 등 주요 검색엔진에 ‘실미원농장’을 직접 등록해 네티즌들의 사이트 접근을 용이하게 했으며, 방문객이 많은 사이트나 주요기관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실미원’ 홈페이지를 링크시키는 등 사이트를 적극 홍보했다. 그 결과 2003년 제3회 농업인 홈페이지 경진대회에서 홍보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이트 구축 당시 1천여만 원이었던 매출도 올해 전체매출이 4억 원까지 올랐어요. 이 같은 성과는 무엇보다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와 이를 통해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큰 효과를 봤죠.”
수년 전 이곳으로 농사체험을 온 중학생들이 이제는 대학생이 돼 우리농장의 서포터스가 됐어요. 바쁠 땐 자발적으로 와 농사일을 거들기도 해요. 서울의 주부들도 우리 농장 회원으로 가입해 농장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이들이 우리 농장의 ‘영업사원’이나 마찬가지에요.“





연 종근 생산으로 눈을 돌리다



현재 ‘실미원 농장’에서는 유기농포도와 이를 식초, 포도발효액 등으로 가공하고 있다. 2005년 화재로 비닐하우스 포도 양액재배를 그만 두고 이곳에 연(蓮)을 재배하고 있다. 자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포도 양액재배를 접고 다른 작목을 구상하던 즈음에 일어난 화재로 부부는 절망과 함께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살리게 된 것이다.

실미원 농장에서는 연근 수확이 아닌 종근(種根)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그게 부가가치가 더 높기 때문이다. 통 재배법을 개발해 작업도 편리해졌고, 종근 품질도 노지에 비해 월등히 좋다. 지난달에는 ‘수생식물 종근 블록 및 그 식재방법’에 대해 특허를 얻어 연 종근 생산과 식재에 대한 노하우를 인정받기도 했다.
신 씨 부부는 지난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고 춘천시청으로부터 의암호에 연을 식재해 달라는 주문을 받고 작년 6월 5만촉의 연을 심었다. 이번 달에 보식도 준비하고 있다.

일반 농사 외에 민박과 체험을 통한 소득도 쏠쏠하다. 사는 집이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기도 하지만, 무의도에 해수욕장이 많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여름 한 철에만 민박으로 500만원의 농외소득을 올린다.



사이트 통해 타농가도 홍보



“저희 홈페이지는 우리 부부만의 공간이 아니에요. 정직한 농심으로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전국의 농가들을 나름대로 선정, ‘명품 농부들’이란 코너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연결해주고 있어요. 그 농가들을 통해 저희 농장도 자연스레 홍보도 되고요.”
부부는 정직과 성실, 그리고 믿음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땅과 농작물, 소비자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정직하다면 결국 그들에게 인정받고 신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농장 화재 당시 한 회원이 사고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린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2~3일 후에 2천여만 원이 저희 통장에 들어오더라고요. 이름을 밝히지 않았던 분들도 많았고요. 아무런 대가도 없이 저희를 도와준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생기더라고요.”

이 일을 계기로 부부는 늘 주위에서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단다.

연년생인 아들(21)과 딸(20) 모두 한국농업대학에 다니고 있다. 가업을 잇겠다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농업을 택했다. 큰아들은 어린(?) 나이에 벌써 결혼을 했다. 아내도 역시 한국농업대학에 다니는 예비 농부다


“큰애에게 사람을 많이 사귀어놓으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가 구상하고 있는(신순규 씨는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농업에 꼭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죠. 이왕 시작한 농사 멋있게 끝을 봐야지 않겠어요?”
신순규·장명숙 씨 부부의 2막 인생이 자못 궁금하기만 하다.




송재선 기자



취재후기…

기자와 취재에 농촌진흥청 기술경영과 오상헌 연구사가 동행했다. ‘실미원농장’ 홈페이지 구축 당시부터 이 부부를 지켜봐오며 지속적으로 컨설팅을 해 온 오 연구사는 이날도 이 농장의 세금관련 상담을 통해 부당하게 낸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줬다.
신 씨 부부는 오 연구사에게 나중에 한 턱 내겠다며 꼭 다시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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